첫 돌에 찍은 사진이 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찍은 모든 사진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경험일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누려보지 못했을 행복이기도 할 것이다.
어릴 때 부모님은 사진의 양이 늘어나자,
동생과 나에게도 별도의 앨범을 사서 손수 사진을 끼워 주곤 하였다.
앨범에는 사진 옆에 간단한 메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어린 나이였음에도 나는 그 옆에 당시의 상황을 적어 두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사진 뒷면에 아버지께서 기록을 하는 습관을 배운 것 같다.
부모님은 내가 고등학생 때,
남은 삶은 각자의 길로 가기로 결정하셨다.
그 과정에서 가족의 수많은 기록들이 함께 사라졌다.
나의 앨범 안에는 사진 외에도 학창 시절에 받은 수많은 상장들이 있었는데,
상장은 모두 버렸지만 사진만은 어떻게든 남겨두기로 했다.
없애고 싶지 않았다. 단지 그뿐이었다.
그 이후 가세가 기울며 수많은 이사를 했기에,
사진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마 나뿐일 것이다.
비록 지금은 앨범 없이 종이 사진만 뭉텅이로 가지고 있지만,
그것은 지금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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