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ST 5

Lily's Atelier : 작별

Lily's Atelier - Hyunmin Cho 에는 유난히 기억에 남는 곡이 많다.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던 중, ‘계속 듣고 싶다’는 이끌림에 진행조차 멈추고 온전히 감상에 젖게 했던 곡은 이 곡이 유일했다.‘릴리의 아뜰리에’에서 릴리가 이베리스를 보내며 나에게 보여준 행동은, 잃어버린 것, 이미 지나간 것, 되돌릴 수 없는 상태를 조용히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 곡은 그 느낌을 아주 조용하게 전달하고 있었다. 요즘 내가 블로그에 기록하는 작업도 이와 비슷한 결인 것 같다.여전히 생생하게 남아있는 수많은 기억이 어쩌면 저마다의 이유를 품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 나는 지금 지나간 기억들을 하나씩 불러내어 매듭을 짓고, 비로소 그 기억들에게 정중한 작별을 고하고 있다.

음악이야기 2026.01.28

Chaos : 서사 부정

SRW OG OST – Chaos나는 4차 슈퍼로봇대전을 시작으로 약 열 종의 시리즈를 플레이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좋아했던 부분은 시각적인 연출이나 택틱이 아닌, BGM과 대사(성우)였던 것 같다. 물론 시각 및 청각적 요소가 함께 작용하며 더 깊이 각인되었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내게 남은 것은 오직 음악뿐이다. 이 곡은 그중에서도 가장 특이한 위치에 남아 있는 곡이다. 보통 슈로대의 BGM은 “내가 이렇게 강하다”, “너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같은 자기 과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슈우 시라카와의 그랑존 테마인 Dark Prison이 “나는 넘사벽이다”를 말하고 있다면, 이 곡은 오히려 “과연 네가 생각하는 자신이 진짜 너일까?”라는 '서사의 부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당시 스토리 역시 그..

음악이야기 2026.01.25

Horizon Zero Dawn Aloy's Theme : 조용한 전진

Horizon Zero Dawn - Main Theme / Aloy's Theme (Gingertail Cover)*Alina Gingertail의 커버곡은 눈과 귀로 같이 듣는 음악 *악기와 보이스가 천천히 쌓인 후 마지막 깔끔한 해체 대자연속의 나는 비록 작은 존재이지만,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다. 평탄한 길도 아니고, 장애물도 많다. 그래도 나는 나아간다. 조용히, 꾸준하게.. 나는 그런사람이다.

음악이야기 2026.01.14

Aerith's Theme : 마음이 열린 순간

Final Fantasy VII Remake - Aerith's Theme - Piano Version나는 보통 음악을 들을 때 특정 장면이 떠오르는 편이 아니다. 소리는 구조와 함께 공간이나 압력처럼 느껴질 뿐이다. 그런데 이 곡은 예외다. 이 곡은 장면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모습이 아니라이상하게도 항상 처음 만났던 공사장이다. 만약 이 음악이 ‘희생’이라는 감정에 묶여 있다면, 마지막 라이프스트림 장면이 먼저 떠올라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내가 떠올리는 것은, 공격성이 없고 안정적인 모습의 에어리스와 처음으로 마주했던 그 공간의 공기다. 아마도 그 순간, 내 마음이 처음으로 열렸던 것 같다. 이 음악은 슬픔보다 먼저, ‘열림’을 기억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음악이야기 2026.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