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Cavatina : 평안

EXKI 2026. 1. 29. 20:34

Cavatina - Kyuhee Park

Youtube에서 <박주원>을 찾다가 우연히 이 곡과 박규희를 알게 되었다.

박주원의 집시 기타는 나의 감수성에 딱 들어맞았고, 그의 음악을 오랜 기간 듣고 있었다. 어느 날은 듀엣곡이 있어서 잠깐 들어 봤는데, 그 순간 나는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갖게 되었다.

 

기타에서 나오는 소리가 배경을 흡수하는 것 같은 느낌.
에너지가 안으로 다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박규희>를 다시 검색어로 올린 후, 솔로 연주곡들을 들어봤다.
처음 만난 곡은 바로 이 Cavatina라는 곡이었고, 연주가 시작되자 나는 그대로 음악 속으로 흡수되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흔히 피아노를 편안함의 악기라 말한다. 하지만 나에게 피아노는 달랐다.

음악이라는 세계를 알기도 전부터 시작했던 피아노는 나에게 휴식이 아닌 '교육'이었고, 감상이 아닌 '분석'의 도구였다. 건반 위에서 나는 정답을 찾아야 했고, 구조를 해체해야 했다.

그래서였을까. 피아노에서는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그 감정을, 알지도 못하는 클래식 기타라는 이상한 악기에서 느끼고 있었다.

 


평생 나에게 음악은 '안정'이 아닌 '긴장'이라는 감정을 주는 대상이었다.
나는 그 팽팽한 긴장을 즐기는 사람이었고, 그것이 음악이 줄 수 있는 유일한 가치라고 생각해왔다. 비장미 넘치는 오케스트레이션과 몰아치는 락에 열광했던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날 찾아온 박규희의 클래식기타는 나의 그 믿음을 단숨에 무너뜨렸다.
그녀의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선율은 나에게 처음으로 음악에서 '평안'이 무엇인지 말해주고 있었다. 그것은 나에게 위로보다는 '여기에 있어도 된다'라는 안착에 더 가까웠다.

그렇게 나는 매일같이 전쟁같은 하루를 마치고 돌아와 이 곡을 찾는다.
그리고는 조용히 Cavatina의 선율에 몸을 맡기며 나 자신을 내려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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