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Silent Jealousy : 완벽한 마무리

EXKI 2026. 1. 25. 18:53

Silent Jealousy - X JAPAN

배경음악 모드가 아닌, 감상 모드로 가장 많이 듣는 곡이다.

전율이 돋는 구간이 많고, 가끔은 눈물이 흐를 때도 있다. 다른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니고, 온전히 음악에만 집중하고 있는데도 그렇다 보니, 가끔은 나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생각해서 그런 게 아니니까.

1. Es Durのピアノ線 (A Piano String In Es Dur)
2. Silent Jealousy

나는 이 두 곡이 원래는 하나의 곡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한다.
트랙을 나누어 놓았을 뿐이지, 사실상 1번 곡이 없다면 2번 곡의 도입부는 조금 어설프기 때문이다. 1번의 전조가 있어야 2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살면서 이 곡을 좋아한다는 사람은 거의 만나지 못했다.
대부분은 Endless Rain 같은 발라드, WEEK END 같은 신나는 곡, 혹은 Scars처럼 그루브가 강한 곡을 좋아했다.

‘얘들아, 여기 이 기가 막히게 들어오는 오케스트라는?’
‘이 아름다운 피아노 간주는 왜 빼먹는 거야?’
‘완벽한 마무리가 느껴지지 않아?’

 

라고 혼자 속으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취향은 존중해야 하니까.

하지만 앨범 발매 당시 일본 인터뷰에서, Say Anything 이야기만 이어가던 진행자에게 Yoshiki는 이렇게 말했다. Say Anything도 물론 잘 만들어진 곡이지만, 자신은 Silent Jealousy가 가장 완벽한 곡이라고 생각한다고.


그 인터뷰를 보고 나는 조금 안심했던 것 같다.

이 곡 하나에 대한 나의 감각도 시간에 따라 계속 변해왔다.
처음에는 완벽한 마무리만 들렸고, 조금 지나자 중간의 피아노 간주가 귀에 들어왔으며, 어느 순간에는 서사의 재시동을 걸 듯, 강력한 음압으로 밀고 들어오는 기타가 들리기 시작했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없었다면 과연 내가 이 곡을 이렇게까지 좋아했을까 하는 의문은 남지만, 그게 없다면 앙꼬 없는 찐빵같은 거니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는 이때부터 이미 아르페지오의 노예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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