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잠이라는 현상은 보통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경향을 보인다.
잠에 들기 매우 어려운 편이다. 그래서 수면에 민감하다.
일곱 살 무렵에도 종종 쉽게 잠들지 못했고, 이런 상태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생각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무한 링크처럼, 하나의 생각이 끝나기 전에 다음 생각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규칙적인 생활을 강제받던 군대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던 것을 보면, 단순한 생활 습관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학창 시절 밤샘 공부를 할 때도 혼자 끝까지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았고,
각성이 필요할 때는 다른 사람들보다 비교적 쉽게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기도 했다.
양을 세어 보기도 하고, 조용한 음악을 틀어 보기도 했으며, 조명을 낮추는 식으로 환경을 조절해 보기도 했다. 락티움 같은 수면 보조제를 먹어본 적도 있지만, 나에게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오히려 몸은 피곤한데 정신만 깨어 있는 묘한 상태가 되곤 했다.
한 번은 의약품 수면제를 먹어본 적도 있었는데, 새벽에 몸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 이 또한 실패로 끝났다.
한 번 잠들면, 푹 자는 편이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쥐 죽은 듯이 잔다”거나 “아주 조용하게 잔다”는 표현이 많다. 평균 수면 시간은 8시간 전후이고, 10시간 정도 자는 날도 종종 있다. 다행인 점은, 잠을 자고 일어나면 대부분의 경우 컨디션이 거의 완전히 회복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깨어나는 과정은 괴롭다.
자연 기상일 때는 괜찮지만, 알람에 의해 깨는 일은 나에게 큰 스트레스가 된다. 특히 시끄러운 알람이나 외부 소음으로 인한 기상은 몸이 먼저 긴장해 버리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알람 소리도 매우 조용한 피아노 연주로 설정해 두었다.
꿈을 자주 꾸는 편이고, 내용도 비교적 선명하다.
악몽이나 도망치는 꿈은 거의 없고, 웃기거나 흥미로운 내용이 대부분이다. 자면서 웃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인상적인 꿈은 오래 기억에 남아, 일곱 살 무렵 꾸었던 꿈이 아직도 떠오르기도 한다.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장소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실제로 존재하는 공간은 아닌 것 같다. 어릴 때는 꿈속의 색감이 유난히 강렬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색이 조금씩 옅어지고 있는 느낌도 있다.
왜 나에게 이런 수면특성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평생을 고민했던 문제이지만, 각성을 수면보다 선호하는 시스템 디폴트 설정을 그냥 인정하고 살기로 했다.
어쩔수 없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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