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Black Diamond : 블랙다이아몬드

EXKI 2026. 1. 19. 20:42

Black Diamond - Yoshiki

중학교 3학년 시절의 어느 날,
나는 네 개의 카세트 테이프를
과외해주던 형을 통해 받게 되었다.

X JAPAN이라는 밴드이고,
락을 좋아하던 내가 좋아할 것 같아서 준다고 했다.

세 장은 정규앨범이었고,
한 장은 스페셜 앨범 같은 느낌이었다.

그중 한 테이프에는
‘Black Diamond / Yoshiki’라고만 적혀 있었고,
나는 솔로곡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로 이루어진 이 곡은,
처음부터 딱 내 취향을 건드리는 음악이었다.

 

그러나 이 곡을 끝까지 다 듣게 된 나는,
마무리가 기존의 그들의 곡들과는 다르다는 걸 금세 알아챘다.

 

마지막 피아노가 거칠게 밀려오는 부분에서, 나는 그 소리가 낯설지 않았다.
집에서 피아노를 치던 시절의 나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건반을 두드려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손과 호흡이 어떤 상태였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X JAPAN의 대부분의 곡을 만든 Yoshiki는,
비극을 이야기하더라도 그것을 비극으로 닫아버리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 곡에서만큼은, 그가 다른 선택을 했다.



이 곡의 마무리는 오랫동안 나에게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날은『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 베르테르가 떠올랐다.

 

비록 이 곡에는 가사가 없으나,
Black Diamond의 화자와 베르테르는
각자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끝내 소진된다.

최선과 소진.
살다보면 열심히 노력한다고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살아온 시간이 거짓이 되는 것도 아니다.
Yoshiki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긴 세월이 흐른 후,
인터넷을 통해 이 곡을 다시 찾아보며 나는 약간의 안도감을 느꼈다.
이 곡의 원 작곡가는 Yoshiki가 아니었으며, 그룹 Kiss 헌정 앨범에서 그들의 곡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편곡한 버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곡에서는 어려가지 이유로 말하지 못했던 부분을, 이 곡을 통해 하고 싶었던 것 같다.

 


Black Diamond.
투명하지 않고, 다소 투박한 검정색일지라도,

그 또한 다이아몬드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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